2009년 07월 27일
조라이더의 추억
히어로즈 조용준 선수가 복귀하기 위해 2군에서 매일같이 고생중이라는 기사를 접했다.

한때 최고의 셋업으로, 마무리로 현대시절의 철벽같은 뒷문을 지켰던 그.

'조라이더' 라는 별명을 가졌듯, 최고의 슬라이더를 자랑했던 조용준 선수.

하지만 이제는 서른줄에 접어들고, 각종 부상에 시달리며 팬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가고 있었다.


조용준 선수는 사실 2002년 신인왕을 타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당시 사실 더 주목받았던 것은 탈삼진왕 김진우와, 화려한 타율을 자랑했던 박용택이었지만, 9승 5패 28세이브라는 기록은 압도적으로 그들을 제치고 신인왕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 후에도 현대의 굳건한 마무리로 2004년 한국시리즈 MVP를 타기도 했던 조용준선수.


그러나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는 투수의 숙명과도 같은 부상이 그를 괴롭히기 시작한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었다.


조용준 선수에 대한 개인적 기억은 그가 프로 입단을 하기 전인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01학번으로 입학해 학보사 기자가 된 나는, 수습기자의 몫중 하나인, 5개 스포츠 부서의 취재를 담당하게 되었다. 야구, 축구, 농구, 아이스하키, 럭비 중에서도 가장 많은 대회와 경기가 열리는 야구부 취재를 자연스레 많이 하게 되었는데, 경기를 보고 기사를 써도 단신으로 처리되거나, 아예 실리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사실, 그렇게 기사가 실리지 않더라도 개의치 않고, 그저 야구경기를 보는 게 좋아서 동대문야구장으로 자꾸 발걸음을 옮겼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2001년의 연세대학교는 타격면에서 그리 신통치 않았지만, 한 명의 4학년 에이스투수를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투수력의 팀이었다.

투수력 운용 역시 굉장히 신기하게 하였는데,

지금은 SK 와이번스 불펜투수로 있는 00학번 조영민 선수가 먼저 선발로 등판해 2~3이닝을 막고, 타자들이 선취점을 내면, 곧바로 그 98학번 에이스투수를 투입해 9회까지 단단하게 막아서 승리를 챙기는 스타일이었다.

설혹 동점으로 간다 하더라도 "더이상 내 뒤에 나올 투수는 없다"는 마인드로 경기를 책임져 버리는 믿기지 않는 마무리에이스, 그가 바로 조용준이었던 것이다.

사실 몸집도 작고, 인상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닌, 항상 찡그린 얼굴에 불만이 가득찬 표정으로 로진백을 집곤 했던 조용준.

그러나 조용준 선수를 보면 아직도 내 머릿속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독특했던 에이스 피쳐의 고독한 모습이 기억이 난다.


얼른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해서 히어로즈의 후반기 분전에 큰 힘이 되어 주길 바란다.
by CAMUS | 2009/07/27 20:47 | Les vivants | 트랙백 | 덧글(0)
2009년 07월 15일
Le mur des je t'aime





이 앞에서는 사랑을 쉽게 말할 수 있을 것만 같았죠.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물랭루즈로 내려오는 언덕의 끝자락에 자리잡은,

사랑의 벽.


사람이 말할 수 있는 모든 언어로
사랑을 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그렇게 파리의 사랑의 벽은 채워져 가고 있었어요.







꼭, 다시 연인과 함께.

그리고 가족과 함께.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무수히 많은 이들과 함께 찾아보고 싶은 곳.

잠시 사랑의 벽 벤치에 앉아 지나간 사랑들과 지금의 사랑들을 떠올리며 쉬어 봅니다.










누군가의 품에 꽉 안기어
사랑의 언어로 그의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고 싶어요.

미치도록 그리운 사랑의 체온.
아프도록 떨리는 내 심장.

그리고 사랑의 벽.
by CAMUS | 2009/07/15 23:39 | Prendre en photo | 트랙백 | 덧글(1)
2009년 06월 12일
집착

외국어를 공부할 때, 듣기 훈련을 위해 좋은 방법으로 자주 쓰이는 것으로, 노래 가사를 들으며 받아쓰는 방법이 있다.
평상시의 회화보다 느린데다, 목소리의 변화도 없는 노래들을 주로 쓰는지라 일상회화를 듣는 것보다 쉬워 보이지만
받아쓰기를 하며 하나의 실수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여간해서 쉬운일이 아니다.

게다가 모국어를 청취하는 것도 아닌지라, 발음을 대충 생략하고 넘어가는 관사, 전치사를 캐치해 내고,
미묘한 연음을 발견해 올바르게 표기하는 것은 굉장한 숙련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계속해서 반복 훈련을 해 보지만, 잘못된 곳이 없는 받아쓰기가 나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것을 제대로 마스터해내지 못하면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해 내지 못할거야" 라는 불안감이 일었었다.
계속된 집착은 굉장한 스트레스였고, 그 스트레스는 더욱 더 조급함을 부채질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랫만에 피곤함에 지친 몸을 침대에 누이고, 가요나 들어볼까 하는 마음이 들어 아무 노래나 틀어 본다.
머리를 도리도리 베갯속에 파묻은채 온 몸의 힘을 쭉 빼고, 나의 청각에 온 신경을 집중시킨다.

그런데..

분명히 한국어인데.. 내 모국어인데.
이전부터 알아왔던 노래이고, 노래 가사도 전부 이해하고, 공감하고..
때로는 너무 노래가사가 슬퍼 맥주 한 잔에 한 줄기 눈물로 안주를 삼았던 노래인데.
정확히 들리지 않는다. 미묘하게 한 단어, 한 단어가 들리질 않고
이것이 과거의 일인지 현재의 일인지 구분이 되질 않는다.



19세기 프랑스 소설가 발자크. 세밀한 관찰력을 중시하고, 사실주의를 추구했던 그.
가장 널리 알려진 소설은 '고리오 영감' 이다. 그 외에도 많은 걸작들을 남겼다.
하지만 발자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멋진 소설이 있고, 이를 소개할까 한다.
제목은 윗줄의 설명 그대로, '미지의 걸작' (Le chef d'oeuvre inconnu).

'미지의 걸작'엔 명성이 높은 화가, '프렌호페르' 가 등장한다.
그에게 있어 그림이란 현실의 반영이자 이상으로의 통로. 완벽한 작품에서 완벽한 행복이 찾아온다는 사실주의자.
하지만 그는 너무 늙어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고로, 모든 삶의 힘을 짜내서 인생의 마지막 역작을 그리는 중이다.

그를 위해 우연히 만난 처녀에게 누드모델이 되어 주길 부탁하며, 그녀를 앞에 두고 몇 주간 식음을 전폐하며
미친듯이 그림에 매달린다.

하지만 언제나 그는 그림의 중간작업이 끝나면 천으로 덮어 놓을 뿐,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
모델인 처녀에게 조차도 허락되지 않은 미지의 걸작.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대단한 작품이 나올까 궁금해 하고, 점점 화가의 작업은 광기어린듯 쉬지 않고 계속되어 간다.

하지만 그림이 공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모두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캔버스 위에 그려진 것은 "Rien"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오직 태고 이전의 그것인 것만 같은 악마같은 어둠만이
그림이라는 이름으로 그들 앞에 나타나 있었을 뿐.

화가는 미쳤다. 너무나 완벽한 걸작을 만들어 내려던 그의 집착은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광기로 귀결되었다.



자신의 일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완벽하게 그것을 수행하려고 하는 노력은 백번 옳지만,
때로는 살짝 마음을 비워두는 것이 여러모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낸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여유'를 충고하는 무수한 금언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네 삶은 부족하게만 보이고, 아직 하지 못한 무언가가 기다리는 것만 같은 조급함에 빠지게 된다.

프렌호페르가 작품의 완벽함에 대한 집착이 지나쳐 쓸모없는 붓질을 수 천번, 수 만번 헛놀렸을 때,

걸작은 무(無)가 되고, 집착은 광기가 된다.

실수 없는 완벽한 듣기에 대한 집착이 지나쳐 여유를 갖지 못했을 때,

삶은 먹먹해지고 자신에 대한 믿음은 사라진다.


완벽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니힐리즘의 이야기가 아님을 독자들께서는 알 것이다.
by CAMUS | 2009/06/12 05:16 | Les vivants | 트랙백 | 덧글(1)
2009년 06월 11일
12년 전의 도박
철모르는 중딩 사춘기시절. 여자보다 먼저 알았던 풍류는 도박이렸다.
등교한 직후부터 시작해서 쉬는시간마다 교실을 하우스, 교탁을 테이블삼아 두줄 선을 긋고,
지그시 눈을 감고 주먹 속에 들어있는 동전의 갯수를 추아려 본다.

"이번에는 이 놈들이 감쪽같이 속아 넘어가겠지." 라며 주먹을 내밀고,
되지도 않는 주문을 외워가며, 비로소 나의 예측이 맞아 떨어져 환호성을 지르며
교탁위의 동전들을 쓸어가곤 했던 작은 손.

어느 새 동전만을 가지고 하는 '놀이'에서 살떨리는 '도박'이 되어버린 우리의 하루는,
서양식 카드와 동양식 화투의 신세계를 접하면서 발전해 갔고.
너무나 즐거운 도박의 세계에 어느새 진지하게 들어가 있는 우리 꼬맹이들.
우리는 그 순간 미래같은 건 접어두었고, 순간의 즐거움에 이끌려 어느 새 도박은 일상이 되었다.

허나 꼬맹이들 코때묻은 도박을 함에도 나름대로의 절도와 계급이 존재해서,
가진 자본의 양과, 학교성적의 등급에 따라 같이 어울리는 패가 갈리곤 했다.
그 패거리들 집을 돌아다니며 하우스 삼아서 바쁜 부모님이 귀가하기 전까지 우리의 도박은 계속되었다.

그런데 내가 속한 패거리에서는 화투나 포커같은 종류의 도박은 싫어했다.
왜냐면. 그런 류의 도박은 하다가 보면 실력에 의해 승패가 갈리거든.
어떤 '선택'에 의해서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가 갈리는 것은 도박의 기본적 속성이건만,
'선택'이 우연성에 근거한 '신적인'것이 아니라, 우리의 능력에 따라 좋은 선택과 나쁜 선택으로 갈라진다는 사실은
도박에서 마저, 학교에서의 일상과 같이
참을 수 없는 비교하위의 우울함을 안겨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바꾸지 못하는 선택지로만 이루어진 섣다.
두 장의 카드 혹은 두 장의 화투로만 패를 만들고 유일하게 선택가능한 영역은 '생사'를 스스로 결정하는 것 뿐.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로우리스크 로우리턴의 진리가 존재하는 도박판은
우리에게 너무나 짜릿한 승리의 기쁨과, 패배해도 다시 기회가 있겠지라는 절망속의 희망을
아주 어릴때부터 심어주었고, 그런 도박의 중독성은 치유할 수 없는 날카로운 독이 되어 우리의 머릿속을 좀먹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도박판에서도 유달리 승률이 좋았던 한 친구가 있었다.
공부도 최상위권인데다 키도 크고 성격도 좋아 주변에 늘 친구들이 따라다니곤 했다.
게다가 부잣집 자식. 지금 생각해보면 소위 엄친아같은 놈이라서 다들 부러워했다.
다만...뭐... 신도 그놈에게 잘생긴 얼굴까지는 주지 않았으니 양심은 있나보다.

그 친구의 장기는 '타이밍' 이었다.
죽을 타이밍인지, 살아서 경쟁할 타이밍인지를 너무나도 잘 파악하기에
아슬아슬한 끗대 끗의 승부에서 이길 때도 많고
주변에 장땡이나 광땡이 나올때마다 제일 먼저 패를 덮고 있는 것도 그였던 것이다.
그리고 몇시간에 걸친 대장정이 끝난 후에,
항상 개평을 조금씩 나눠줄 위치에 있었던 것도 그였다.

바보같은 짓이지만. 부러워했다. 그런 위치를.
아무리 운으로 갈리는 초자연적인 승부지만, 그런 것에서도 머리가 좋고 나쁨이 갈리는구나. 라며
한숨을 푹푹 내쉬고, 내일은 어떻게 새로 용돈을 달라고 말해볼까 궁리하는
우리, 루저들에게 그 친구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동경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런 바보같은 도박판에서도 승자와 패자. 열등감과 자조감은 존재했다.




벌써 그런 시절도 십수년 전이니 기억에서 잊혀질만도 하지만,
그렇게 승률이 좋았던 그 놈의 이미지는 여전히 기억 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
워낙 머리가 좋은 놈이라 타 지역의 특수목적고로 진학했다던가.
나와는 다른 인생이니 지금도 떵떵거리면서 살고 있겠지.

그리고 오랫만에 그 당시의 도박멤버중 한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자주 연락은 못하지만, 너무나 반가워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 때 그 시절의 철없는 도박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친구에게 들은 당시의 도박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단순히 운이 없어서... 계속해서 운이 없어서 도박판에서 돈을 잃고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했던 나는
나는 왜 이리 운이 없을까.. 내 인생은 이처럼 계속해서 운이 없는.. 행복하지 않은 것일까? 라고 두려워만 했는데....

사실은 그렇게도 돈을 휩쓸어가던 '그 놈' 에게는 비밀이 있었다.
카드를 소위 '쫀'다면서 잠시 등을 돌리던가, 카드를 다리 사이에 숨겨서 혼자 보는 버릇이 있던 그 놈.
그것이 모두 카드 한 장을 덧대어 자신에게 유리한 패를 만들던 비밀이었다는 것.
그러니 항상 자신에게 가히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형세를 만들어 냈던 것.

어렸던 우리는 그저 자신의 카드에만 눈이 팔려 있었을 뿐.
열너댓살들의 조그만 잔칫판에 속임수가 숨어 있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 그의 부정을 눈치챘을 때에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지나 있었고
우리는 어느 새 고등학교 입학을 준비하는 데 급박해져 도박에서 서서히 멀어져 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놈'에게는 여전히 돈도 많고 공부도 잘하며, 성격도 좋은 엘리트 이미지가 박혀 있었다.




그 친구는 경찰이 되었다.
피식. 그딴놈이 정의를 수호한다니.

씁쓸함이 머리에서 내려오다 눈썹을 스쳐 바닥에 떨어진다.
바닥에 떨어진 씁쓸함은 어린시절의 바보같던 추억에 대한 반작용이 아니다.

여전히 도박같은 인생속에서 우리는 속는줄도 모른 채 루저가 되어가고 있다.
적어도 나의 도박에 대한 결과가 공정하고 균일하게 나타나길 바랬는데,
그것이 아니라 누군가 (똑똑하고 힘세고 추종자들이 많은) 에 의해
처음부터 지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예정된 패배를 모른 채로 이 삶이라는 도박판에 빠져드는 것.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반복되어 있는 이 허무한 굴레는 어느 새 우리의 코를 꿰고, 손을 묶어내
겨우 미동하는 발로, 가진 자들의 쟁기를 끌고가도록 강요한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나와 같은 비루한 루저들이 왜 이리 많은지.

12년전의 도박판에서는 속고 있다는 것도 모른채, 도박판의 한 순간 짜릿함에 찌들어 그러지 못했지만,

지금의 새로운 도박판.....
누군가에 의해 예정된 패배로 이끌려가는 이 삶의 도박판은
반드시 일어서서 엎어 버리리라.

나 혼자의 힘이 아니라, 수십년동안 속고 있었던, 나와 같은 모든 이들과 함께.
by CAMUS | 2009/06/11 12:52 | Les vivants | 트랙백 | 덧글(0)
2009년 06월 09일
22년 전 오늘, 이한열.
1987년 6월 9일은,  22년 전 오늘은

이한열 선배가 최루탄에 맞은 날입니다.

우리도 그의 이야기 처럼,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지, 다시 한 번 돌이켜 봅니다.









































▶ 이한열 열사를 기리며 - 2주기에 부쳐........고 은

언제까지 싸워야 하나
언제까지 죽어가야 하나
언제까지
언제까지 죽어 다시 태어나 다시 싸워야 하나
오늘 산자 여기 모여
짓밟히고
갇히고
끊임없이 쓰러지며
산자 여기 모여
머리띠 질끈 동여 매고
오 열사여
오 열사여
당신을 임이라 불러
임을 가슴마다 품고
이 땅덩어리 이 몸뚱어리
산마루턱으로 산골창으로
저 가없는 들판으로 떨치고 일어섰나니
일어서 모였나니
이한열 열사여
이한열 열사여
이한열 열사여
당신의 이름 부르며
어느덧 당신이 여기 모인
우리들 하나하나로 모였나니
보아 이 땅의 역사는
임을 땅에 묻는 역사인가
임을 기리는 역사인가
그리하여 우리 모두 다 묻히는 역사인가
이한열 열사
그러나 임이여
당신 한번 쓰러져
천년의 임이여
임과 함께라면
그 어떤 팟쇼 앞에서도
그 어떤 야만 앞에서도
여기 우리로 하여금
조국의 자주통일 이루어지이다
조국의 민주주의 이루어지이다
그리하여 임이여
당신의 5주기는
당신의 10주기 20주기는
그것이 하늘과 땅 사이 우리의 역사
온 세상에 펼쳐지는 그날이어라 그날이어라
그날 아니거든
우리가 당신 앞에서
어찌 우리이겠는가
여기 우리로 하여금
조국의 거룩한 목적 이루어지이다
피에 젖어
슬픔과 기쁨에 젖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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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MUS | 2009/06/09 03:58 | Les vivants | 트랙백 | 덧글(0)
2009년 06월 05일
영화 속 슈베르트 (Schubert piano trio D.929)



① 음악

F.Schubert Piano Trio No.2 in Eb major, D.929, Op.100, 2nd movement, andante con moto

이 음악은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 2번, 2악장 안단테 콘 모토 입니다.

영화, 광고 등에서 많이 쓰인 곡으로, 음울하면서도 무언가 절제되어 있는 긴장을 잘 표현한 곡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이 곡은 슈베르트가 말년에 쓴 곡으로, 1827년에 작곡했다 합니다. (슈베르트는 1828년에 사망)

그래서인지, 대담하고 열정적으로 피아노 트리오를 구성했는데, 유독 이 2악장만이 조금은 뻣뻣하고 숨이 찬 듯한 기분입니다.

아래, 이 2악장이 테마로 쓰인 세 개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② 영화

ㄱ. 한국

- 해피엔드 (1999, 정지우) 



유명한 '해피엔드' 에서 나왔던 곡이죠.

최민식이 처음으로 전도연과 주진모의 불륜을 알아채는 장면입니다.

최민식이 표현하는 긴장, 불안, 초조함과 배신의 감정을 너무나 잘 표현하는 곡인 듯 합니다.





ㄴ. 유럽

- La pianiste (2001, Michael Haneke)




2001년 칸느 영화제 그랑프리와 남녀 주연상을 휩쓴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자벨 위페르에 압도되었던 순간.

국내에서는 아쉽게도 포르노같은 취급을 받으면서 순식간에 사장.

같은 시기에 상영되었던 로만 폴란스키의 'The Pianist' 와 혼동하는 분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어떤 친구는 제가 '피아니스트'를 봤다는 말에 '감동적인 거? 아님 야한 거?" 이렇게 반문을 하기도.... ㅠㅠ



여튼,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는 '피아니스트' 에서도 중요한 전환적 메시지의 발현을 알리는데요,

고고하고 신경질적인 완벽주의자 교수가,

사실은 포르노 샾에 들어가고, 남자의 정액이 묻어있는 휴지를 킁킁대며 성욕을 달래는 변태 마조히스트임을 알리는 장면에서 이 곡이 나옵니다. (아래 그림)



사실, 같은 곡이 앞서 나온 장면에서 먼저 연주되는데요, 그 장면은 (위 그림) 피아노 트리오를 세밀하게 연습하는 신이었지요.

그래서 더욱 대조적인 긴장감이 뒤의 장면에서 조성되었나 봅니다. 후우....


하네케의 '피아니스트' 에서는 다른 슈베르트의 작품들도 많이 소개되는데요, 영화 속 이자벨 위페르의 전공이 슈베르트이기에 그렇습니다. 여기 나온 피아노 소나타 18번 A major 도 좋아하고,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노다메의 테마곡처럼 나오는 피아노 소나타 16번, C major 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





ㄷ. 미국

- Barry Lindon (1975, Stanley Kubrick)


사실 좀 죄송한 것은, 이 영화는 보지 못했습니다. 위의 두 영화를 가지고 글을 쓰려다,  검색해 보니, 말로만 들었던 배리 린든 에서도 이 곡이 삽입되었더군요. 감독은 게다가 스탠리 큐브릭... 후덜덜 ;;;

아래의 장면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그래서 길게 서술 못할 것 같습니다. 음악공부, 영화공부 더 해야 할 듯..ㅠㅠ



by CAMUS | 2009/06/05 05:04 | La revue | 트랙백 | 덧글(0)
2009년 06월 04일
02/06/09 France vs Nigeria


그제 생테티엔에서 프랑스와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친선경기가 있었습니다.

그 경기를 보러 갔다왔는데요, 경기결과는 뭐.. 나이지리아의 1:0 승리였구요.


<골장면>

프랑스는 전반에 4-4-2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대충

-------벤제마----아넬카----
리베리----------------------레미
------알루디아라--비에이라--
에브라-에스뀌데-멕세스-파니
------------망당다---------------

였구요, 후반 시작하자마자 벤제마, 아넬카, 디아라가 빠지고, 구르퀴프, 뚤라랑, 지냑이 들어와서

------------지냑---------------
리베리--구르퀴프-----레미
-----뚤라랑---비에이라-----
---------Back 4 --------------
----------망당다--------------

가 되었습니다.

이날의 워스트는 단연 벤제마인데요,
전반에 벤제마가 너무너무 못했어요. 패스미스 남발에 비벼주지도 못하고, 제대로된 슈팅도 거의 날리지 못했어요.

그리고 전반 내내 뭔가 위축된 분위기에서 축구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이유는 경기가 열린 곳이 생테티엔이기 때문이었죠.

이날 스타팅 라인업 및 후보명단을 소개할 때, 특히 벤제마, 뚤라랑, 요리스가 야유를 많이 받았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리옹'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_-;; (추가로 도메네크 감독도 야유를 많이 받더군요.. 진짜 왜 안짜르는지 원 ㅎㅎ)

생테티엔 사람들, 스테파누아들은 리오네즈를 정말 정말 싫어하거든요... 리그에서도 마르세유나 파리에 지는 건 그러려니 해도, 리옹에 지면 도시 전체가 뒤집어 질 만큼 시끄러워지구요.

이 경기에서도, 자기 나라 선수건 뭐건,,, 상관없이 벤제마에게만 공이 가면 아주 심한 야유와 욕설을 퍼부었답니다. -_-;;;;

후반에 들어온 뚤라랑에게도 마찬가지였구요.

국대 경기가 맞나 싶을 정도의 야유가 경기장을 덮었습니다..... -_-;;;

심지어는 프랑스 국대가 너무너무 경기력이 형편없는데다, 골까지 먹으니, 나이지리아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기도 하구요.. ㅎㅎ



또한 특이한 점은, 유니폼 마킹이었는데요,



사진처럼 점자를 박아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리베리의 플레이를 직접 본 건 처음이었는데, 정말 잘하더군요... 군계일학이란 말이 어울리는 퍼포먼스였습니다.

어쩌면 팀원들이 이리 못받쳐줄까 싶을 정도로 홀로 고군분투...





내일은 리옹에서 터키와의 평가전이 또 열리는데요, 리옹 관중들은 야유를 날릴 생테티엔 선수가 국대에 하나도 없어서 좀 아쉬울 겁니다. ㅎㅎ 올해 고미스 폼이 너무 안좋아서..

by CAMUS | 2009/06/04 23:35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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